현직 컨설턴트 인터뷰 - 2부: Bain & Company 유연주님
지난 시간에는 컨설팅이 어떤 분야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컨설팅 업계에 많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실제로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일하고싶은 후배들에게 줄만한 조언이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되면, 컨설팅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일들을 하게되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컨설팅 업무, 어떻게 진행되나요?
네, 우선 앞서 1부에서 이야기한것처럼 회사마다, 그리고 모듈 (프로젝트의 테마)에 따라서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장' 모듈인지, '경쟁' 모듈인지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굉장히 크거든요.
우선 프로젝트 초반에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파악을 위해 분석 리포트 (Analyst Report)를 전달받아 약 하루, 이틀정도 자료를 통해 모두 파악합니다. 이 자료는 직접 모으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리서치 조직, 또는 RA (Research Assistant. 일반적으로 인턴) 으로부터 전달받아요.
새로운 산업을 파악하기 위해 하루, 이틀이라면 정말 짧은 시간이네요...
생각보다 하루에 많은것을 할 수 있답니다 :)
그 이후에, 여러가지 Secondary View (관점) 을 모아서, 우리 회사 프로젝트의 'View'(관점)을 만들어야 해요. 예를들어 시장 모듈이라면 이 프로젝트상황속에서 우리가 보는 관점이 세워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잡게됩니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필과 조건을 갖춘 전문가들이 필요한지 리스트업을 통해 많은 메일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죠. 필요에따라서는 타겟 경영진을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해서 'Key Finding' 을 찾아 팀에 공유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의사결정권을 가진 분 (보통 상무급)이 전체적인 발표자료의 구성이나, 스토리라인을 짜서 넘겨주게됩니다. 이후 컨설턴트들이 그 흐름에 맞게 들어갈 콘텐츠들을 채우게 되는거죠.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제공하고자하는 View 에 맞는 자료를 채워넣기 위해 숫자를 보고, 올바른 인사이트를 찾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요. 예를들어 소비자 설문을 대량으로 진행하면 굉장히 큰 엑셀 데이터가 쌓이게되고, 정확한 정량적 데이터를 통한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니 엑셀 활용과같은 하드스킬도 중요합니다. 예를들면 수 년 동안 회사의 월별 매출에 대한 데이터가, 국가별, 제품별로 기록된 엑셀파일을 받게되었다고 할게요. 이런 데이터에서 비교하고자하는 정보 또는 수치가 보이게끔 분석하고, 정성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해야합니다.
굉장히 빠르게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흐름에 맞는 인사이트를 뽑아야하는군요. 궁금한 점이, 결국은 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보고 '해석' 이 들어가야 인사이트가 나올텐데, 의견이 충돌되거나 다른 해석이 나올수도 있을텐데 보통 어떻게 컨펌이 이루어지나요?
일단 의사결정과정에서 팀 디스커션이 있고, 모듈별로 상무급과 디스커션타임을 잡습니다. 팀 체크인, 모듈 체크인 등으로 불리는데요, 가장 중요한건 지난번에도 이야기한것처럼 항상 나의 답, 나의 가설이 있고 그것을 검증한다는 느낌으로 해나가야합니다. 이 모든것들에 백업이되는 근거를 항상 마련해야하고, 이에 부족한점이 있다면 체크인을 통해 이를 보완하게되는거죠. 인터뷰 한번을 진행하더라도, 그냥 막연하게 '정보를 얻어내자' 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무엇을 얻고싶고, 확인하고싶은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한 상태에서 들어가야해요.
설문을 구성할때도, 내가 이 설문을 통해 얻어내고싶은게 무엇인지 구상하고 가설을 세워 정확하게 로직을 만들어야하구요.
컨설팅을 하게 된 계기와 준비과정
네, 컨설팅 업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던것같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연주님께서 어떤 계기로 컨설팅을 어떻게 준비하게 되셨는지를 들어보고싶은데요?
우선 처음에 저는 '컨설팅' 이라는 것은 들어봤는데 무엇인지 잘 몰랐을 때 컨설팅 학회를 통해 경험해보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스타트업들과 프로젝트를 해보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예를들어서 이 스타트업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때 어떻게하면 좋을지 이런 고민을 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어요.
또, 아직은 내가 어떤 산업과 잘 맞는지 모르겠는데, 컨설팅에서는 다양한 산업을 볼 수 있다는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실제로 해보니 주니어단계에서도 상대적으로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주니어단계에서 어디에서 정용진 회장님 만나서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이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처음 학회를 했을 때가 4학년 1학기였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전혀 늦은게 아니라고생각해요.
학회 활동을 통해 컨설팅에 흥미를 느끼게 되셨군요. 이후에는 어떤 준비들을 하게되셨나요?
두 학기동안 학회 활동을하고, 이후 대학교를 수료한다음 BCG에서 RA를 경험했어요. 이때의 경험을 통해서 '아, 나는 정말 이 일이 재밌다' 라는 확신을 가지게되었죠. 컨설턴트분드리 굉장히 멋있어보이고, 저도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11월에 인턴을 마치고 바로 케이스 스터디 구성원을 모아서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 당시 주 1회정도 케이스인터뷰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케이스 스터디는 어떤식으로 진행하셨나요?
예를들면 이런식이에요. 한 명이 인터뷰어를 맡고 '최근에 A라는 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졌어요. 왜 그럴까요?' 와 같은 문제를 서로 내고, 풀어보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렇게 약 두 달간 스터디를 하며 '컨설팅 케이스가 이런거구나' 하는 감이 생기게되고, 면접을 앞두고 한 3개월간은 정말 빡세게 스터디를 늘려서 진행했어요. 주 2회고 2개 정도를...
그러다보니 나중에 막바지에 한 달 남짓 앞두고나서는 제가 마치 케이스 봇이 된 것 같았어요 제 주변 모든게 다 케이스로 보이더라구요. 예를들어 아침에 지하철에 타면 '아, 하루에 이 노선에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탈까?'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에 스터디하러갈때는 '스터디 시간과 장소 정하는일을 어떻게 효율화할 수 있을까?', 또 카페에가면 '여기 한달 매출은 얼마일까..?' 자연스럽게 분석하고 있고...
단순히 케이스를 엄청 많이 보았다라는것보다도 '이유'를 항상 생각하게된게 큰 것 같아요. 뉴스를 한번 보더라도, '카드 소비가 늘었다'는 소식이 나오면 '왜 소비가 늘었을까?' 를 생각해보는 식이죠.
그러고 한 두달 전부터는 선배들에게 연락을 해서 현직 선배님들에게 mock-interview (가상 인터뷰)를 요청드리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케이스면접에 대한 준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것같군요?
네, 저 같은경우엔 4번의 면접 모두 케이스 면접을 봤어요. 물론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미리 알아보고 준비해야하지만 대체로는 케이스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전형중에 시험을 보는 회사도 있구요, 챗봇으로 온라인 케이스를 받아 테스트를 보거나, 자기소개 PT를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면접까지 가기 위해서는 서류에 합격을 해야하죠. 처음 준비하는 대학생분들이라면 서류도 막막할텐데, 어떤 부분들이 중요할까요?
일단 가장 많이 보는것은 학교나 경력 (work experience), 또 외국어를 많이 보는것같아요. 경력은 대부분 컨설팅 RA를 많이 보았고, 실제 업무할때를 생각해보아도 컨설팅 RA 경력은 있는게 좋다고생각해요.
일단은 RA를 해 보아야 할텐데, RA로 뽑히기 위해서는 어떤것들을 신경쓰면 좋을까요?
사실 RA의 경우는 회사나 뽑는 사람, 케이스별로 편차가 매우 커요. 보통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고가 많이 올라오지만 RA는 비공식적인 모집도 많이 합니다. 학회 등에서 이런 정보가 많이 공유되는데, 수시로 체크하면서 빠르게 지원하는게 좋아요. 저도 RA를 선발하기위해서 공고를 종종 올리는데, 올리자마자 몇십개씩 지원이 바로 쏟아지거든요. 사실 이런 네트워크적인 측면에서도 학회 활동을 많이 추천합니다.
회사에 따라서는 RA도 학교 성적을 많이 보거나, 업무 경력을 많이 보는곳도 있어요. 그 외에는 서류의 완성도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서류에 통과하게되면 전화 인터뷰를 간단하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규 채용에 비해 간단한 케이스를 보구요.
RA선발도 해보신 컨설턴트로서, RA 경험도 있고 다른 조건도 다 비슷하다면 어떤부분이 당락을 가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렇게되면 면접이 중요할것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한 2분정도 이야기를 해보면 케이스에 대한 답보다도 이 사람의 태도나 fit, 또는 성향이 잘 보인다고 생각해요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 결국 본인이 상품이 되는 업종이라는 생각을 하고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네, 정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감사합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컨설팅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거나 고민중인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끝으로 오늘 인터뷰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너의 성장을 위해 얼마나 포기할 수 있어?"
라는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좋겠어요. 월화수목금, 주말까지 일하게되고 본인의 삶에서 정말 많은부분을 희생해야 해요. 그렇지만 그것을 상쇄할만큼, 견뎌내면서 성장하는 느낌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확실이 든다고 생각해요. 이 업계에서 본인이 희생하는 것과, 얻어가는 것에 대한 가치가 얼마나 큰지, 본인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