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컨설턴트 인터뷰 - 1부: Bain & Company 유연주님
대학교를 다니면서 진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컨설팅' 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게 됩니다. 대학교마다 각종 컨설팅 학회나 동아리도 굉장히 많고, '굉장히 힘들고 빡세다더라', 라던지, '매일 밤샌다더라' 하는 등의 도시전설같은(?) 이야기도 듣게 되죠. 그러면서도 또, 멋진 정장을 입고, 항상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왜인지 굉장히 멋진 직업인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런데 정작 많은 대학생 / 취준생 분들로부터,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삶을 살게 되며, 어떤 사람들은 만나게 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사실 인턴으로 잠깐이라도 일을 해보거나, 가까운 선배로부터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알 길이 없죠.
그래서 이번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러분과 같은 고민들을 하셨었고, 어느새 현직 컨설턴트로 일한지 1년이 다 되어가시는 유연주 멘토님을 인터뷰해보았습니다.
익숙하지만 낮선 그 이름, 컨설팅..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Bain & Company 라고하는 컨설팅펌에서 일하고 있는 입사 1년차 컨설턴트 (AC), 유연주라고 합니다. 대학생 후배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들을 제가 들려드릴 수 있는 선에서 해보겠습니다!
네, 그럼 우선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컨설팅 펌에 대해서 간단히 물어보고싶은데요, 보통 회사들이 직무나 부서가 나뉘잖아요. 컨설팅펌들은 보통 어떤 구조로 일을 하게 되나요?
네, 일단 컨설팅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진행하게 되고, 한 프로젝트에 보통 4~5씩 일을 하게 됩니다. 부서는 보통 산업군 별로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제가 일하는 회사같은 경우엔 테크, 소비재, 에너지, 산업재 등으로 나뉘게 됩니다. 지금 저는 PEG (Private Equity Group) 에 속해서 일을 하고 있구요.
그렇군요, 그러면 연주님께서는 계속 Private Equity (사모펀드) 관련된 프로젝트만 진행하게 되시는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기때문에 어떤 프로젝트에 배정되냐에 따라 부서를 옮겨다니게 됩니다. 또, 같은 부서에 있다고해서 꼭 항상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는것은 아닙니다. 횡 (Horizontal) 으로는 인더스트리가 나뉜다면, 또 종 (Vertical) 으로는 프로젝트의 성격이 나뉘게 되죠. 예를들어 전략, 인수합병, 세무, 인사 등 생각보다 프로젝트의 성격 자체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경력직이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경험이 많은 특화된 분야쪽으로 많이 도는 경우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신입 AC 단계에서는 vertical / horizontal 하게 다양한 분야를 돌게 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산업과 분야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직업이죠.
한 회사 내에서도 다루는 프로젝트의 범위가 굉장히 넓군요. 보통은 일반적인 전략 컨설팅펌들이 있고, 특정분야 (IT, PE 등)를 전담하는 특화된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있지 않나요?
물론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MBB (Mckinsey, Bain, BCG) 라고 하는 회사들은 '다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전략 컨설팅펌' 이다 보니, 사업의 전략을 논하는 성격의 프로젝트가 많은 편이긴 한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 RA 인턴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취업을 생각한다고 하면 '전략 컨설팅'으로 유명한 회사에서 일한다고 해서, 꼭 '전략' 컨설팅만 하게 될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하게 되죠. 내가 전혀 모르고, 관심 없던 분야나 성격의 프로젝트를 하게 될 일도 분명히 있을거에요.
컨설팅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아무래도 컨설팅 분야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는 컨설팅 업계가 조금 낮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 / 혹은 팀 차원에서 보통 '컨설팅 프로젝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단히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물론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회사차원에서 RFP 라는 컨설팅 프로젝트 제안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컨설팅 회사들이, 기업에게 컨설팅 프로젝트를 '팔아야' 프로젝트가 성립되거든요. 그래서 이전에 컨설팅펌들이 맡았던 케이스, 파트너 조직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아 제안서를 기업에 보냅니다. 이후 파트너가 세일즈를 통해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주를 받아오면 프로젝트가 성립되고, 컨설턴트 인력들이 투입되죠.
회사 차원에서 파트너를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받아오면 프로젝트가 성립되고, 이후 연주님과 같은 '컨설턴트'들이 투입되는군요. 그렇다면 직원들, 컨설턴트들 입장에서는 투입 후 어떻게 프로젝트가 돌아가나요?
프로젝트 자체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 편차가 매우 큽니다. 투입 인력, 프로젝트의 범위, 기간 등이 천차만별이죠. 보통 프로젝트 기간, 등에 대한 결정을 파트너와 클라이언트가 내립니다. 그 후 예를들어 8주짜리 케이스를 한다면 2주마다 위클리 보고, 4주차에 중간보고, 그리고 8주차에 최종보고를 진행합니다. 컨설팅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결국 보고를 통해 리포트 (장표)의 형태로 전달되는 것이죠.
그렇군요, 일단 컨설턴트로서의 업무에 대한 더 구체적인 부분은 조금 뒤에 (2부 부분)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고, 그 전에 컨설팅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게 되는가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컨설팅펌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그러면 이제, '컨설턴트'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다른 산업들은 보통 예를들어 서비스를 파는 직종이다, 서비스를 설계하는 직종이다, 이런식으로 직관적으로 이야를 많이 하는데요, 컨설턴트는 과연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컨설팅은 '사람이 상품이 되는, 인력을 파는 직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 이 인력이자 상품이기에, 이 한 사람이 얼마나 인사이트를 전달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하는 사람 하나하나의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Client 를 상대하는데 필요한 역량,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에 굉장히 중요합니다.
'컨설팅에서는 정말 똑똑한 사람을 뽑는다', '학교를 많이 본다' 등의 이야기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것 같은데, 아마 그런 이유일 것 같군요.
사실 '똑똑한 사람', '뛰어난 사람' 이라고만 하면 조금 추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컨설팅에 잘 맞을거라고 보면 될까요?
일단은 'Generalist 이면서 굉장히 똑똑한 사람' 을 선호하고, 실제로도 많은 것 같아요. 예를들어서 4주동안, 8주동안 한 프로젝트에 들어가서 정말 깊게 그 분야를 파고들더라도, 단기간에 처음 접하는 분야에 대해 '전문가' 가 되기는 힘들거든요. 단기간에 그 산업에 종사하는 고객들에게 인사이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배우고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본인들 산업에 대해서는, 고객사들이 더 '스페셜리스트' 인 경우가 많을거에요. 그렇지만 컨설팅 프로젝트에서는 외부의 시각에서 특정 목적에 입각해 (전략, MNA 등) 의사 결정권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말 단기간에 산업에 대해 파악해야 하죠.
'컨설팅 하면 정말 많이 성장하고, 일을 잘하게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군요... 그 외에, 또 '컨설팅에 정말 맞는 사람' 이라면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요?
크게 세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첫 번째는 논리적인 사람. 물론 어디서나 논리적인 사람이, 비논리적인 사람보다는 선호되겠지만 특히 컨설팅에서는 모든 의견을 전달할 때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되는것이 중요합니다. 팀 디스커션 뿐 아니라, 이메일 한 통을 쓰더라도 'Answer First' 로 주장이 나오고, 그 이후 근거가 명확하게 나와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왜?' 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하고, 받게 됩니다. 누구나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인거죠. 서로가 끊임없이 주장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왜?' 라고 물었을 때, 논리적으로 철저히 본인의 의견을 defend 해낼 수 있어야 해요.
두 번째는, 끊임없이 생기는 Challenge를 즐기지 않고, 부담감을 심하게 가지는 사람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요. 프로젝트마다 너무 새롭고 다르다 보니 항상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 팀이 4~5 정도 규모로 이루어지다 보니, 한명한명의 역할 비중이 굉장히 크죠. 예를들어 한 사람은 시장을 다 보고 성장성에 대한 로직을 짜고, 다른 사람은 경쟁에 대한 부분만 집중하고, 다른 사람을 타겟에 대해서만... 한명이 구멍이 나면 무너져내릴 수 있기때문에 개개인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고 프로젝트가 원활히 돌아갈 만큼, 개인 역량이 중요하기에, 부담감을 가지기보다 Challenge를 즐기고, 빠르게 배워나가며 성장해야 해요.
마지막으로는, 외향적이고, 본인의 생각을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도 이야기할 줄 아는 성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여기에는 탄탄한 논리와 근거가 준비되어있어야겠죠. 신입이더라도, AC이더라도 맡는 업무의 범위와 깊이가 상당하고, 누구에게나 의견을 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준비가 많이 되어있어야하고, 수많은 의문과 공격으로부터 논리적으로 의견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합니다.
1부를 마무리하며...
1부에서는 컨설팅이 어떤 분야이고, 어떤 사람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실제 업무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멘토님은 어떻게 컨설팅을 하시게 되었는지, 컨설팅 준비를 하기위한 후배들을 위한 팁이 있는지, 다음 뉴스레터의 2부에서 마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